[뉴스분석]‘민간인 사찰 의혹’ 靑 경내 압수수색 왜 못했나?

2018-12-26 77



관련된 이야기, 사회부 강경석 기자와 함께 짚어 봅니다.
강 기자, 오늘의 분석 키워드는 뭡니까?

오늘의 키워드 <연풍문>입니다.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작년에 이어 오늘도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인 연풍문을 넘진 못했습니다.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질문1] 이번에도 결국 청와대 안으론 못 들어갔군요?

오늘 압수수색 대상 장소였던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은 연풍문 뒷편에 있는 여민2관에 있고,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은 광화문 방면으로 300미터 더 남쪽에 있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습니다.

오늘 검찰은 이곳 연풍문에 있는 민원인 대기실에서 영장을 제시하고 압수물을 임의제출 받는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2년 전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위원들이 청와대 경내 진입을 시도했다가 관계자들에게 막혀 항의를 했던 곳이 바로 이 연풍문 앞입니다.

지난해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연풍문 앞에서 5시간 가까이 대치하다가 청와대가 끝내 거부해 발길을 돌렸는데요 당시 박충근 특검보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충근 / 특별검사보(작년 2월)]
"우리 특검팀에서는 청와대 측의 불승인 사유가 납득되지 않고 범죄수사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를 요청하는 것이라는…"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청와대 압수수색이 이뤄졌지만, 결국 청와대 관문인 연풍문을 넘진 못한 겁니다.

[질문2] 그럼 오늘은 어떤 방식으로 뭘 들고 나온 건가요?

보통은 파란 박스에 서류 더미나 컴퓨터, USB 등을 담아서 들고 나오는 장면이 떠오르실텐데요.

오늘은 김태우 수사관이 특감반 근무 시절 작성했던 보고 문건을 비롯해

김 수사관이 사용했던 복수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검찰이 가져온 포렌식 장비로
복사해갔습니다.

다만 청와대가 골라서 건네준 자료들만 받아왔기 때문에 통상적인 압수수색과는 다소 다른 형태입니다.

[질문3]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엔 청와대가 경내 진입을 못 하게 해서 강하게 반발했잖아요? 오늘은 어땠나요?

2년 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내놨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를 보면 청와대 경내 시설은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출입을 허락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도 같은 이유로 연풍문을 사이에 두고 자료만 건네준 건데요,

당시 민주당 고용진 대변인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검찰은 청와대가 넘겨주는 자료만 임의제출로 받을 게 아니라 직접 들어가 필요한 모든 증거를 확보하라"는 겁니다.

다만, 민주당은 오늘 압수수색에 대해 공식논평은 따로 내지 않았습니다.

[질문4] 그런데 이번 수사를 지휘하는 부장검사가 청와대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구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 주진우 부장검사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시절 당시 우병우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일했습니다.

두 사람은 2008년 서울중앙지검에서 부장검사와 소속 검사로 만난 인연도 있는데요.

아무튼 주 부장검사는 2014년부터 2년 가까이 청와대에서 일한 경험 덕에 오늘 압수수색에서도 어느 장소에 무슨 자료가 있는지 비교적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어 신속한 압수수색이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강경석 기자였습니다.

Free Traffic Exchange